낙서장

스타크래프트 2의 감동

falconer 2007. 5. 22. 08:13

운이 좋았다. 집 거실에 누워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KTF와 팬텍의 프로리그 경기도 끝난 참이라 온게임넷은 뭐하나 싶었다. 게임 방송은 안 하고, 사람이 가득찬 경기장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예전 결승전 경기라도 하나 싶어서 채널을 돌리려던 참에 시야에 들어오는 블리자드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 아차, 어제 집에 돌아오느라 블리자드 차기작 발표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다행히 때늦지 않아서 이제 막 트레일러를 보여주려 하고 있었다.

현역. 단 두 글자일 뿐인데 하마터면 눈물이 나올뻔 했다. 보충역 판정이라도 받았으면 스타 포트에서 근무하며 편히 지냈을텐데 최전선, 그것도 지상 근무라니 운도 없다. 거친 전란의 시대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혹시 저글링 개떼 전술에 전사한 마린 중 한 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스타크래프트 2

트레일러가 끝나고 게임 플레이 시연이 이어졌다. 프로토스 위주로 시연이 진행됐고, 테란의 유닛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저그는 잠깐 등장했는데, 무탈리스크와 저글링만 나와서 안타까웠다.

스타크래프트 2는 워크래프트 3와 달리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워크래프트 3는 스타크래프트와 다른 시도를 하려 했던 탓인지 소수 유닛 간의 싸움을 강조하고, 유닛 간의 상성을 뚜렷하게 만들었다. 초심자가 접근하기에 결코 쉽지 않았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3의 실패(사실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했을 때 실패라는 말이지, 아주 잘 팔렸다.)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대규모 전투 시스템을 다시 도입했다. 프로토스는 강력한 소수 유닛에 힘입어 싸웠지만, 테란의 마린 부대나 저글링 개떼는 여전했다. 나이더스 웜을 타고 엄청난 수의 저글링이 나타났을 땐, 깜짝 놀라 움찔하고 말았다. 프로토스는 이에 맞서 질럿 16기와 거상 2기만을 내세웠다. 발업된 업그레이드 질럿과 레이저를 쏘는 강력한 대인 유닛의 조합으로 적을 가볍게 제압했다.

스타크래프트 2는 이전보다 유닛 상성이 뚜렷해진 것 같다. 질럿이 마린을 이기자, 테란의 강습병이 나와 질럿을 제거하고, 이에 맞서 프로토스는 추적자를 투입한다. 그러나 워크래프트 3와 달리 유닛 상성이 적절한 수준인 듯 하다. 유닛 상성이 심하다면 대규모 전투가 싱겁게 끝나기도 한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를 플레이하다 보면 이런 일이 꽤 많이 생긴다. 하지만 마지막 전투 장면을 보건대 스타크래프트 3에선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테란의 로망. Nuclear Launch Detected에 이어지는 핵 세례를 받고 전투가 종결되는가 싶더니, 버로우 저글링이 고스트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GG.

블리자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게임 유저를 배려해주었다.

출처 : KAISTI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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